저자소개
그림 : 권혁도
추계예술대학교에서 동양화를 공부했다. 《세밀화로 그린 보리 어린이 곤충 도감》 《세밀화로 그린 보리 큰도감-동물 도감》 들을 그렸고, 곤충을 기르면서 쓰고 그린 그림책으로 《배추흰나비 알 100개는 어디로 갔을까》 《세밀화로 보는 호랑나비 한살이》 들이 있다.
그림 : 김찬우
서울대학교에서 동양화를 공부했다. 《세밀화로 그린 보리 어린이 버섯 도감》을 그렸다. 2014년 볼로냐 국제 아동도서전에서 그림책 《생선 가격을 정해요》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상’을 받았다.
그림 : 이주용
경원대학교에서 서양화를 공부했다. 그림책 《개구리밥의 겨울눈》 《발가락 동그란 청개구리》를 그렸고 세밀화 도감 《개구리와 뱀》 《세밀화로 그린 보리 어린이 양서 파충류 도감》 《세밀화로 그린 보리 어린이 버섯 도감》을 그렸다.
그림 : 임병국
홍익대학교에서 서양화를 공부했다. 세밀화 도감 《보리 어린이 첫도감-산짐승》 《약초 도감》 《풀 도감》을 그렸고 잡지 《개똥이네 놀이터》에 ‘토끼똥 아저씨의 동물 이야기’를 연재했다. 제1회 보리 세밀화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았다.
정보그림 : 이우만
홍익대학교에서 서양화를 공부했다. 생태 그림책 《솔부엉이 아저씨가 들려주는 뒷산의 새 이야기》를 쓰고 그렸다. 《세밀화로 그린 보리 어린이 새 도감》 《세밀화로 그린 보리 큰도감-새 도감》에 펼친 그림과 참고 그림을 그렸다.
글 : 석순자
전남대학교에서 화학을 전공했고, 성균관대학교에서 식품생명자원학 석사 학위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지금은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에서 버섯을 연구하고 있다. 《버섯학》 《야생 버섯 백과사전》 《자연버섯도감》 들을 펴냈다. 2013년 한국균학회에서 펴낸 《한국의 버섯 목록》 편집에 참여했고 균학 용어 심의 위원장을 맡고 있다.
감수 : 김양섭
건국대학교 문리과 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이학 석사 학위를, 강원대학교에서 농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40년 가까이 농촌진흥청 농업기술연구소와 국립농업과학원에서 버섯을 연구했다. [한국산 담자균류의 분류학적 연구] 등 50편이 넘는 논문을 발표했고 《한국의 버섯》 《한국산 버섯류 원색도감》 들을 펴냈다.
출판사 리뷰
버섯은 생태계를 순환시키는 중요한 고리이다
버섯은 분류학상으로 식물도 동물도 아닌 제3의 생물인 균류다.
균류로서 버섯이 하는 가장 중요한 역할은 생태계에서 동물과 식물이 만들어 내는 유기물을 분해해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것이다. 이 책은 먹을거리로서 버섯이 하는 역할보다, 우리가 사는 자연에서 생태계를 순환시키고 균형을 이루어 주는 환원자로서 버섯이 하는 역할이 더 크고 중요하다는 사실에 초점을 두었다. 맛이 없거나 독이 있어서 먹지 못하는 많은 버섯들도 쓸모없이 피고 지는 게 아니다. 지구에 나날이 쌓이는 유기물 쓰레기를 분해해 동물과 식물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무기물로 만들어 되돌려줌으로써, 생태계가 끊임없이 순환하게 하는 고리 역할을 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흔히 버섯을 먹을거리로만 알고 있기에 식용 버섯이나 약용 버섯, 독버섯에만 관심을 갖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쉽게 볼 수 있는 송이나 표고, 팽이버섯, 양송이 같은 몇몇 식용 버섯과 불로초나 자작나무시루뻔버섯, 복령처럼 달여 먹는 약용 버섯은 잘 알지만, 산과 들에 저절로 자라는 수천 종에 이르는 야생 버섯은 잘 모르거나, 잘못 먹으면 죽는다는 막연한 두려움만 갖고 있다. 그리고 이런 버섯은 쓸모없는 것으로 여겨 함부로 없애 버려도 좋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먹지 못하는 버섯이라도 약이 되는 성분을 뽑아내 주사약, 화장품, 영양제 들을 만들기도 하고 천연염료, 비료, 종이 원료, 친환경 살충제처럼 지구 오염을 줄이는 상품을 만드는 데 쓰기도 한다.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작은 버섯 하나라도 소중하게 여기기를, 나아가 자연을 아끼고 지구에 사는 모든 생명체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기를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나라 버섯 도감 가운데 하나뿐인 감성 세밀화 도감
다른 버섯 도감들은 버섯 생김새를 사진으로만 보여 주지만, 이 책은 버섯을 사진 대신 세밀화로 보여 준다. 2007년부터 10년 동안, 생태 그림 작가 권혁도, 김찬우, 이주용, 임병국이 양주부터 남양주, 안동, 양평, 수원 융건릉, 광릉, 관악산, 치악산, 오대산, 한라산에 이르기까지 전국 곳곳으로 버섯을 찾아다니면서 직접 관찰하고 자료를 수집해서 그림을 그렸다. 단 몇 시간 만에 피었다 사라지는 노랑망태버섯을 찾아갔을 때는 이미 시들어 버려서, 다시 한 해를 기다려 같은 장소에서 피어난 것을 취재했고, 한철 잠시 나는 버섯들이 가뭄으로 거의 나지 않으면 한 해고 두 해고 기다렸다가 겨우 만나 취재하기도 했다. 어두컴컴한 풀숲에서 모기떼에 뜯기기도 하고, 깊은 산속에서는 말벌에 쏘이기도 했다. 오대산 취재 때는 폭우 속에서, 치악산 취재 때는 폭염 주의보가 내린 가운데 버섯을 찾아 산을 헤맸다. 해마다 여름에 열리는 한국균학회 세미나에 참석해 전국 학자들과 버섯 채집과 동정을 함께하며 정보를 얻기도 했다. 이렇게 모은 자료는 국립농업과학원 농업미생물과 석순자 박사와 반평생 국립농업과학원에서 버섯을 연구한 김양섭 박사의 도움을 받아 정확하게 분류하고, 분류에 필요한 부분을 잘 살려서 그렸다. 사람의 눈높이에서 내려다보지 않고 버섯에 눈높이를 맞춰 꼼꼼하게 살펴서, 생김새 가운데 어느 한 부분도 뭉뚱그려지지 않게, 주름살 하나하나까지 그대로 담아 버섯의 참 모습을 보여 주고자 애썼다. 그런 노력으로 사진 도감이 주는 느낌과는 다른, 보다 정확하면서도 따뜻한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세밀화 버섯 도감을 만들었다. 저마다 지닌 특징과 생김새를 아름답고 생생하게 담아낸 버섯 세밀화는, 자칫 딱딱한 정보 전달에만 그치기 쉬운 도감에 감동을 더하고 보는 즐거움도 더해 줄 것이다.
최신 분류 체계와 2013년 개정된 우리말 이름을 따른 가장 새로운 도감
버섯은 우리나라 학계에 보고된 것만 1,900종이 넘을 만큼 그 수가 많고, 생김새가 비슷한 것도 많다. 같은 종이라도 나는 시간과 장소에 따라 크기나 빛깔, 생김새가 다르고, 똑같아 보이는 버섯이라도 현미경으로 포자를 살피거나 유전자 검사까지 해야 정확하게 가릴 수 있을 때도 있다. 그런 까닭에 버섯을 분류하고 알맞은 이름을 붙이는 일(동정)은 다른 생물에 견주어 무척 까다롭다.
이 책에 나오는 버섯 정보는 석순자 박사가 제공한 폭넓고 정확한 자료를 바탕으로 정리한 것이다. 버섯 분류는 국제농업생명과학센터(CABI)의 분류 체계에 따라 목·과·속을 나누었고, 학명은 전 세계 균류학자들이 공동으로 최신 연구 결과를 반영하고 있는 인터넷 사이트 Index Fungorum의 현재명(current name)을 따랐다. 우리말 이름은 2013년에 한국균학회에서 새로이 정한 《한국의 버섯 목록》을 따랐다. 생물 정보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분류와 명명을 가장 새롭고 설득력 있는 기준에 따랐다는 것만으로도 이 책은 눈여겨볼 만한 가치가 있다.
어려운 버섯 정보를 이해하기 쉽게 풀어 쓴 도감
이제껏 나온 버섯 도감들은 몇 권만 훑어보아도 야생 버섯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적은 이유를 단박에 알 수 있다. 버섯 사진과 생김새에 대한 짤막한 설명뿐이어서 정작 우리가 궁금해하는 생태학적 정보나 쓰임에 대한 설명이 적고, 있다 하더라도 설명에 쓰이는 용어나 표현이 구근상, 균망, 망목상, 부생균, 육질, 인편, 평활, 환문처럼 일본 한자어에서 온 것이 대부분이었다. 이런 용어는 사전에서도 찾아볼 수 없어 도대체 무슨 뜻인지 알기 어려운 것이 많지만 오랜 세월 동안 써 온 용어라 바꾸기가 쉽지 않았다. 무리하게 우리말로 바꿀 경우 억지스러울 수도 있고, 도리어 본뜻이 흐려지거나 헷갈릴 수 있다는 염려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이런 염려를 무릅쓰고, 본뜻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우리말로 쉽게 풀어서 썼다. 꼭 필요한 경우에는 한자어가 아닌 세계에서 널리 쓰이는 라틴어나 영어를 곁들여 본뜻을 알기 쉽게 하고, 되도록 설명 그림을 곁들여 이해를 도왔다.
보기1〉 마귀광대버섯 설명 글
갓 표면은 백색 외피막 파편이 산재하고, 습하면 점성이 있다. 턱받이 밑에는 섬유상의 인편이 있다. 기부는 팽대하여 구근상을 이루고 바로 위에는 외피막의 일부가 2~4개의 불완전한 띠를 이룬다.
→ 겉은 물기를 머금으면 조금 끈적거린다. 가루 덩이 같은 희고 작은 비늘 조각이 여기저기 흩어져 붙어 있다가 빗물에 떨어져 나간다. 대는 길고 약간 휘었으며 밑동은 둥글게 부풀었다. 턱받이 아래쪽에는 손거스러미 같은 비늘 조각이 붙어 있다. 대주머니 흔적이 밑동 윗부분에 고리 모양으로 2~4개 남아 있다. (122쪽)
보기2〉 담자기 그림과 설명 글
담자기(擔子器)라는 말은 포자를 메고 있는 그릇이라는 뜻인데, 이름처럼 위쪽에 있는 돌기 끝에 포자를 달고 있다. 담자기는 곤봉이나 항아리처럼 생겼고, 포자를 만드는 과정에서 위쪽에 담자뿔이라고 하는 뾰족한 돌기가 생긴다. 담자균 무리 대부분은 갓 아랫면에 얇은 칼날처럼 생긴 주름살이나 관공으로 된 자실층이 있는데, 주름살은 판 겉면에, 관공은 대롱 안쪽면에 담자기가 퍼져 있다. (47쪽)
정보가 풍부하고 정확한 도감
다른 버섯 도감들은 거의가 개체별로 생김새 정보만 나열할 뿐, 버섯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일반 정보나 같이 알아 두면 좋을 내용을 구체적으로 다루지는 않는다. 이 책에서는 그런 단점을 보완하고 더 알차게 꾸미고자 책 본문을 크게 1부, 2부, 3부로 나누었다.
1부 ‘버섯 개론’에는 다른 도감에서 찾아보기 힘든 버섯 관련 정보와 이해를 돕는 설명 그림이 가득하다. 버섯이 생태계에서 하는 역할과 한살이, 번식 방법, 역사, 쓰임새 같은 정보를 폭넓게 다루었다. 먼저 버섯에 대해 충분히 안 다음 더 자세한 정보로 넘어가도록 했다.
2부 ‘우리나라의 버섯’에서는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버섯 가운데 흔히 볼 수 있으면서 알아 두면 좋을 만한 버섯 125종을 세밀화로 보여 주고 자세한 개체 정보를 실었다. 생물학적 생김새 정보는 기본으로 싣고, 버섯 이름의 어원과 다른 이름, 나는 장소 들을 자세히 밝힌 다음 식용 버섯인 경우 맛과 효능, 요리 방법, 주의할 점 들을 덧붙였다. 닮은 버섯이나 어릴 때 모습, 그밖에 버섯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은 참고 그림으로 보여 주었다.
3부 ‘더 알아보기’에서는 버섯 분류표와 목과별 특징을 싣고, 찾아보기 정보로 남녘과 북녘 버섯 이름, 우리말 이름, 학명, 용어 풀이 들을 실어 버섯을 한층 깊이 이해하는 데 참고하도록 했다. 용어 풀이에서는 지금까지 써 오던 어려운 버섯 용어들을 풀어 정리해서, 본문을 읽어 가는 데 도움이 되도록 했다.